엔 캐리트레이드 이제 끝났다. (SoftBank-Tether 파트너십)

여러분, 엔 캐리트레이드 이제 끝났어요.


엔 캐리트레이드는 끝났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그 다음 단계를 말하지 않고 있어요.
왜 끝났는지, SoftBank와 Tether의 파트너십의 의미를 통해 알아볼게요.

우리는 지금, 조용하지만 중대한 금융 구조의 변화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암호화폐, 달러 패권, 금리 역전, 벤처 캐피털, 그리고 국가 전략이라는 낱말들이
이상하리만큼 자주 같은 문장 안에 등장하고 있죠.

그 모든 흐름을 연결하는 오래된 키워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엔 캐리트레이드(Yen Carry Trade)입니다.

아래 링크는 참고만 해주세요. SEO 점수 높이려고 그냥 넣어봤어요.

https://onereport.co.kr/51/?idx=162543383&bmode=view


왜 이 글을 쓰는가?

엔 캐리트레이드는 끝났고, 이제 그 다음이 오기 때문이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엔 캐리트레이드는 끝났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그 다음 단계를 말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일본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글로벌 금융 자산을 움직여 왔습니다.
그 구조 위에서 SoftBank 같은 플레이어가 태어났고, 지금은 Tether와 같은 ‘비국가적 금융 시스템’과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업 제휴나 마켓 뉴스가 아닙니다.
기존 시스템에서 작동했던 금융 구조가 스스로 붕괴되고,
그 외부에서 새로운 질서가 설계되고 있다는 신호
입니다.


1. 일본 초저금리 정책이 낳은 괴물, ‘엔 캐리트레이드’

1990년대 이후, 일본은 장기적인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에 시달렸습니다.
이에 대응해 일본 정부는 극단적인 저금리, 나아가 제로금리에 가까운 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정책의 목적은 명확했습니다.

돈을 싸게 빌릴 수 있게 하면 기업과 개인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고 결국 경제가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갈 거라는 기대였죠.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투자처가 부족했고, 기업과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싸게 조달한 엔화를 바탕으로, 미국채, 신흥국 채권, 글로벌 벤처 등에 투자하게 된 것이죠.

이 자본 흐름을 ‘엔 캐리트레이드’라고 부릅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싸게 빌려서 비싼 데 굴린다.”


2. 엔 캐리트레이드는 일본 경제를 어떻게 왜곡시켰나

이 구조의 문제는 일본 내부에 남겨진 게 별로 없다는 겁니다.

자금은 해외로 나갔고, 일본 내 생산성과 내수 경제는 회복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해외 자산 가격 상승에 기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죠.

이제 일본은
‘자국 내 혁신과 생산으로 부를 창출하는 나라’가 아니라
‘외화자산에 베팅하는 금융 중개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기형적인 구조의 정점에 있는 플레이어가 바로 SoftBank입니다.

SoftBank와 Tether의 만남, 일본의 침묵을 깨는 금융 실험이 시작된다

지금 전 세계 금융 시장에서는 조용하지만 의미심장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두 가지 이름이 있습니다. SoftBankTether.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둘은 지금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어두운 이면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 만남은 일본에게는 마지막 승부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3. SoftBank = 사실상의 ‘국부펀드’?

Jeff Park는 SoftBank를 “de facto sovereign wealth fund”, 즉 ‘사실상의 국부펀드’라고 표현합니다.
왜 이런 표현을 썼을까요?

일반적으로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는 국가가 직접 조성한 투자 기금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PIF나, 노르웨이의 오일펀드처럼, 천연자원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돈을 기반으로 운용하죠. 그런데 SoftBank는 공식적으로는 그냥 ‘벤처 투자회사’일 뿐입니다. 그런데 왜 국부펀드 같다고 불릴까요?

그 이유는 SoftBank의 자금 출처와 투자 성향에 있습니다.

SoftBank는 사우디 PIF, 아부다비 무바달라 같은 중동의 국부펀드 자금으로 Vision Fund를 조성했죠.
이 자금은 단순한 수익을 넘어서, 글로벌 기술 산업의 패권 경쟁에 사용됐습니다.
AI, 로보틱스, 반도체, 생명공학 등 국가 미래를 결정지을 산업에 과감히 투자했죠.

게다가 마사요시 손 회장은 단순한 수익보다도 “일본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식의 국가적 서사를 자주 언급합니다.
그는 단순한 사업가가 아니라, 일본 경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사명감’을 가진 투자자처럼 행동하죠.

그래서 SoftBank는 형식적으로는 민간 회사이지만, 실제 움직임은 마치 국가 전략의 도구처럼 보이는 겁니다.
이런 성격 때문에 Jeff는 SoftBank를 ‘준 국부펀드’라고 보는 거죠.


4. 미국의 ‘달러 특권’,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든 Tether

이제 반대편입니다. 미국은 오랜 기간 동안 ‘기축통화국’의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달러를 많이 보유한 나라라는 뜻이 아닙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무역이나 자산 거래를 할 때 기본 단위로 사용하는 통화가 바로 달러이기 때문에,
미국은 전 세계 금융의 룰을 만드는 ‘심판’ 같은 역할을 해왔죠.

이걸 ‘과도한 특권(exorbitant privilege)’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미국은 돈을 찍어도 세계가 그걸 쓰니까 인플레이션 걱정을 덜 하고,
다른 나라들은 미국의 눈치를 보며 달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2022년, 미국이 러시아의 중앙은행 외화 준비금까지 동결하면서 전 세계는 충격을 받습니다.
“이제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어느 나라든 달러 자산을 동결하거나 배제할 수 있구나.”
이건 단순한 금융 제재가 아니라, 통화 무기화(dollar weaponization)의 상징적인 사건이었죠.

그 틈을 파고든 것이 바로 Tether(USDT)입니다.

테더는 미국 밖에서 발행되는 디지털 달러입니다. 중앙은행도 아니고, 은행도 아닌 민간 기관이 운영하지만, 블록체인 위에서 전 세계 누구나 빠르게, 저렴하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달러를 제공합니다. 규제를 피하면서도 달러처럼 사용되는 이 구조는, 일종의 ‘암호화폐 시대의 유로달러’라고 할 수 있죠.

테더는 전통 금융 시스템 밖에서 만들어진 그림자 중앙은행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스템을 활용해서 미국의 달러 특권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이 생긴 겁니다.


5. SoftBank × Tether, 이것은 단순한 파트너십이 아니다.

이제 본론입니다.
SoftBank와 Tether가 만났다는 건 단순한 결제나 자산 운용 협력 이상입니다.
이건 기존 시스템 바깥에서 새로운 금융 구조를 만들겠다는 시도에 가깝습니다.

일본은 지난 30년간 극단적인 저금리와 외화 의존으로 인해 스스로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SoftBank는 그 구조의 산물로,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을 고위험 투자로 전환해온 실험체였습니다.
반면 Tether는, 미국 바깥에서 새로운 형태의 달러를 만들어 통화 주권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해왔죠.

이 두 존재가 연결된다는 건,
전통 금융 시스템 안에서는 절대 허용되지 않았던 실험이,
이제 암호화폐라는 신기술 위에서 가능해졌다는 것
을 의미합니다.

Jeff는 이렇게 말합니다.

“With Tether as a partner, SoftBank may finally flip the script.”
테더를 파트너로 삼으면, 소프트뱅크는 드디어 ‘시나리오를 뒤집을’ 수 있다.

즉, 달러에 끌려다니는 수동적 금융 구조에서 벗어나,
스스로 달러를 통제하고 유통하며,
일본의 전략적 금융 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의미죠.


6. 가장 절망적인 자가 가장 용감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Jeff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The most hopeless is often the most courageous.”
가장 절망적인 자가, 가장 용감한 선택을 한다.

지금 일본은 경제적 침체와 인구감소, 생산성 저하, 환율 불안 등
여러 구조적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테더와 손잡고 글로벌 금융의 ‘플랜 B’를 실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G7 국가이기도 합니다.

SoftBank가 Tether의 유통 네트워크를 등에 업는다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서 검열 저항적이고, 국경을 초월하는 금융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건 곧 미국 중심 금융질서 바깥에서의 새로운 선택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비트코인 같은 탈중앙 자산이 앞으로 시스템 설계의 한 축으로 들어올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하죠.

7. ‘플랜 B’로서의 비트코인·테더 연합

여기서 비트코인이 슬쩍 언급됩니다.
“시스템 리디자인의 중심에는 비트코인이 있을 것”이라고요.

개인적으로 저는 비트코인을 직접적으로 일본 정부나 SoftBank가 채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하지만 테더(= 디지털 달러)의 글로벌 유통망 위에,
비트코인이 탈달러 자산으로 같이 얹혀 나가는 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 일본 입장에선 달러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방법
  • 테더 입장에선 규제 리스크를 비껴갈 수 있는 파트너
  • 비트코인 입장에선 디지털 금으로서의 입지를 넓힐 기회

그리고 가장 흥미로운 건,
이 변화가 G7 국가 중 가장 ‘실패한 국가’에서 먼저 시작될 수도 있다는 점이에요.


마무리

일본은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국채 보유국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구조는 “달러-엔 캐리 트레이드”라는 비효율 위에 얹혀 있죠.

이제 그 구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SoftBank와 Tether의 연결은 단순한 기업 파트너십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시스템 외부에서 만들어지는 평행금융 체계”의 초입일 수 있습니다.

미국 밖에서의 달러 유통,
일본 안에서의 시스템 리디자인,
그리고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플랜 B 금융 시스템’.

지금 이 흐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판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흐름의 시작점은 가장 약했던 일본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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